제7일

 

사람이 죽으면 어찌 될까? 이런 상상아닌 상상을 해본다. 아니 해본다는 것이 아니라 아주 많이 해

 

봤었다. 천당일지 지옥일지 혹은 또 다른 그 무엇일지 그런 상상들. 하지만 어느 순간엔가 나 만에

 

결론을 내렸다. 죽으면 그냥 끝이다. 온몸에 세포들이 그 기능을 멈추는 순간 그냥 딱 끝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말 그대로 끝. 그렇게 말이다. 이렇게 죽으면 그냥 끝일 거라고 말하고 다녔더

 

니 주위에사람들이 진정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으로 가끔 보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랴 내가 생각하

 

기에 그냥 죽으면 끝일 것 같은 것을..

 

위하에 제7일. 책을 집어 들고 제일 처음 본 글은 책을 싸고 있는 띠지에 적힌 "이승과 저승 사이에

 

서 영원한 인연을 다시 찾은 7일간의 이야기" 이라고 적혀 있는 글이다. - 개인적으로 책에 띠지

 

참 싫어한다.마케팅에 목적으로 띠지를 두른다지만 책에 가격이나 좀 낮추어 주지 무슨 이런 쓸데

 

없는 헛짓인지 원 - 이승과 저승 사이 7일이라. 죽으면 땡이라고 생각하는 나와 정반대로 위화는

 

죽음 뒤에 7일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7일이라..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걸까?

 

책에 내용은 주인공이 죽어서 시작한다. 자신이 왜 죽었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무것도

 

기억 못 하는 주인공. 단지 자신이 죽었고 왜 죽었는지 모르지만 어딘지 모를 그의 안식처를  알아

 

보려고 시작한다. 그의 여정은 사실 그리움에 연속이다. 그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크고 작은 일들과

 

그에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웠던 시간을 공유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그리워하는 여정이다.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아니 죽었지만 죽어서 갈 곳이 없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이 진정 가고

 

싶고 원하는 건 그들에 안식처가 아니라 그들이 사랑했던 사람들과의 만남일지니... 책은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살짝 환타지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에 사회상도 돌려서 말

 

하고 있다. 사회주의 나라였지만 지금은 그 어떤 자본주의 국가보다 더 자본주의다운 그들의 모습

 

을 그리고 죽어서도 돈 자랑을 하는 그네들의 이야기를 풍자적으로 그려주고 있다.이런 점이 아마

 

도 위화스러운 글이 아닐까 한다. 전에 읽어 보았던 그의 소설 <인생>이나 <허삼관 매혈기>

 

등도 살짝살짝 비틀어 던지는 그 시절 중국의 사회상을 읽을 수 있어서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다.


소설 마지막 장에 이런 글이 있다. "저곳에는 가난도 없고 부유함도 없어. 슬픔도 없고 고통도 없

 

고. 원수도 없고 원망도 없어...저기 사람들은 전부 죽었고 평등해.." 왠지 모르게 마지막 글을 읽

 

으면서 코끝이 찡해온다.

 

과연 사후 세상이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에 있다면 마지막 글귀 같았으면 좋겠고

 

더 좋은 건 그 요단강 너머에 있을 세상보다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고 평등했으면 하는 맘이다..

 

날이 춥다. 괜시레 코끝이 더 시리게 느껴지는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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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rk2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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