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안정환 은퇴 선언.. 고마웠다 그리고 즐거웠다.

dark21c 2012. 1. 31. 12:30


안정환 은퇴..


축구를 딱히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국내 프로리그를 단 한게임이라도 처음부터 본적도 없다(?) 아니 있다. 아 그러고

보니 상암동 축구장에 두번이나 가 봤구나.. 하지만 딱히 그 두번에 경험으로 어디가서 나 축구 열라 좋아해요 라고

말하기 챙피하다. 단지 친구들과 함 같이 가봤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지. 암튼 난 축구를 그리 즐기는 사람이 아니다.

심지어 월드컵 경기도 자정 넘어서 하는 경기면 그냥 불끄고 자고 다음날 누가 이겼어 하고 물어 볼 정도로 아주 무관심

한 사람이다. 그런 나에게도 아주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이 있었으니 그건 아마도 나만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즐거워했던 아니 광분했던 2002년도 한일월드컵이 아닐까 한다. 우... 지금도

그때의 그 흥분을 생각하면... 근 한달간 일도 안하고 축구만 생각하던 시절이 아니였나 모르겠다.

당시 본사 건물이 삼성동 이여서 무역센터 바로 앞 건물에 임시 응원장소를 만들어 놓고 개막 바로전에 영국과에

친선 경기를 큰 화면으로 응원했던 기억이 난다. 설마 영국을 상대로 하면서 봤던 경기에서 비록 이기지는 못했지만

어 이거 잘하면 1승은 하겠는디 했던 생각이 어머어머 하면서 4강까지...

그때 온통 서울 시내는 붉은 물결이였고 경기가 끝난 날이면 시내 도로까지 사람들이 점령해서 대한민국과 오필승

코리아를 목이 터져라 불렀던 즐거운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살면서 서울 시내에 그런 흥분에 열기가 다시금 있을 날을

볼 수 있을런지..

16강전이였나 이탈리아하고 경기. 세계 최강이라는 이탈리아와의 경기. 비등비등 하던 경기에서 결정적인 실수.

안정환이 패너트킥을 실축. 허... 그리고 이어진 아슬아슬한 경기. 경기 얼마 안남기고 터진 설기현에 천금같은 골인

그때까지 술집에서 맥주마시며 보던 모든 사람들 안정환 저 역적.. 저거 왜 안빼는거야 그러고 있을 무렵.. 경기는

연장전까지 그리고 막 끝나가려는 찰라.. 안정환 극적인 헤딩슛으로 골든골... 우아.. 진짜 술집이 내려 앉는다는

표현이 맞을까? 이런 정말 드라마틱한 경기가 또 있을까? 보는 사람도 흥분하고 정말 지옥에서 구사일생 천국으로

올라 간 안정환. 본인도 골 넣은 후 얼마나 긴장감이 풀렸으면 휘청거리며 그라운드로 들어서고.. 진짜 목이 터져라

불러봤던 대한민국...

오늘 안전환이 은퇴 기자회견을 했다. 운이 안 맞아 여러 클럽들을 전전하긴 했지만 그 수려한 외모에 뛰어난 실력으로

언제나 그라운드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 주었던 그를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좀 많이 아쉽다. 이동국, 안정환, 고정수

이 셋이 국내 리그에서 뛰던 시절이 아마도 가장 국내 리그가 잘 나가던 시기가 아니였을까 한다. 이제 그들이 하나 둘

은퇴를 선언하며 전설로 남아가고 있다. 우야둥둥 모든 국민을 웃고 울리며 뛰게했던 안정환 선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해 주고싶다. 물론 못 할때는 욕도 많이 했지만 그들이 운동장에서 뛰던 날이 우리에 스트레스를 나려 주었으니 참으로

고마울 따름이다.

훗날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 두고두고 보면서 잊지 않겠다 안정환.. 수고했다...